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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PM은 숫자로 싸움해야 한다

by 니힐럼 2026.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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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서 개발팀과 마케팅팀이 대립합니다. 개발팀은 "이 콘텐츠 더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하고, 마케팅팀은 "광고비를 더 써야 합니다"라고 주장해요.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둘 다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습니다. 이때 PM이 할 일은 뭘까요? 답은 데이터입니다. "지난달 신규 콘텐츠 추가 후 리텐션이 5% 올랐고, 광고비 2배 투입했을 때 CPI는 10% 떨어졌습니다. ROI 계산하면 콘텐츠 개발이 더 효율적입니다." 이렇게 숫자로 말하는 순간 논쟁은 끝납니다.

숫자가 없으면 감으로 일하는 거다

게임PM은 결국 데이터와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KPI를 어떻게 잡을지, BEP를 언제쯤 달성할 수 있을지, 이탈율은 얼마인지, 잔존율은 얼마인지 예측하고 또 예측해야 해요. ARPU, ARPPU, DAU, MAU, ARPDAU, LTV... 이런 지표들을 매일 들여다보면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싸우는 게 PM의 일입니다. "이 기능 추가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는 의견이지 근거가 아닙니다. "이 기능 추가하면 7일차 리텐션이 현재 35%에서 40%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말해야 비로소 설득력이 생겨요. 숫자가 없으면 그냥 감으로 일하는 겁니다. 예산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팅 비용 늘려주세요"는 안 통하지만, "CPI가 2,000원인데 LTV가 8,000원이니 광고비 2배 늘리면 매출이 1.5배 증가합니다"라고 하면 재무팀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숫자는 모든 부서가 이해하는 공통 언어입니다.

숫자를 만들기 위해 게임을 만든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입니다. 우리는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데, 그 재미를 증명하는 건 결국 숫자예요. DAU가 떨어지면 재미없다는 증거고, 과금 전환율이 오르면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입니다. 목표 숫자가 정해지면 해야 할 일도 명확해집니다. 1일차 리텐션이 50%인데 목표가 60%라면? 튜토리얼을 개선하거나, 초반 보상을 늘리거나,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해요. 7일차 리텐션이 문제라면 중반 콘텐츠를 손봐야 하고, 30일차가 문제면 엔드 콘텐츠가 부족한 겁니다. ARPPU가 낮다면 과금 유도가 약하다는 뜻이고, ARPU가 낮다면 과금 유저 비율 자체가 낮다는 의미예요. 전자는 상품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후자는 과금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같은 "매출이 낮다"는 문제도 어떤 숫자가 낮은지에 따라 해결책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죠.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CAC(고객 획득 비용)가 LTV보다 높으면 마케팅을 아무리 해도 손해예요. 반대로 LTV가 CAC의 3배 이상이면 광고비를 더 써야 합니다. 숫자가 방향을 알려주는 겁니다.

 

PM은 여러 부서 사이에서 조율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다들 자기 입장에서 맞는 말을 하니까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숫자만큼 공정한 심판이 없습니다. 디자이너가 "이 UI가 예뻐요"라고 하고 개발자가 "이게 구현하기 쉬워요"라고 하면 누구 말을 들어야 할까요? A/B 테스트 돌려보세요. 어느 쪽이 전환율이 높은지 숫자로 나옵니다. 더 이상 논쟁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운영팀이 이벤트를 매주 하자고 하고, 개발팀이 리소스가 부족하다고 하면? 지난 이벤트들의 ROI를 계산해보세요. 이벤트 준비에 든 인력과 비용 대비 매출 증가가 얼마였는지 보면 답이 나옵니다. ROI가 높으면 이벤트를 늘려야 하고, 낮으면 다른 데 리소스를 써야죠. 마케팅팀과 개발팀이 예산을 놓고 싸우면? 각각 예산을 투입했을 때 기대 효과를 숫자로 제시하게 하면 됩니다. 광고비 1억 쓰면 신규 유저 5만 명 확보, 개발 투자 1억 하면 ARPPU 10% 상승 예상. 이렇게 놓고 보면 어디에 돈을 써야 할지 명확해집니다. 오히려 명확한 목표 숫자가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산적으로 해소되는 겁니다. "내가 맞아, 네가 틀렸어" 싸움이 아니라 "어느 쪽이 목표 달성에 더 효과적인가"를 따지는 거니까요.

숫자를 읽는 눈을 키워야 한다

PM에게 필요한 건 엑셀 잘 다루는 능력이 아니라 숫자 뒤에 숨은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입니다. DAU가 떨어졌다는 건 아는데, 왜 떨어졌는지 파악해야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주말에만 DAU가 떨어진다면 주중 직장인들이 주력 유저라는 뜻이고, 특정 레벨 구간에서 이탈이 많다면 그 구간이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신호입니다. 신규 유저 유입은 늘었는데 매출은 그대로라면 신규 유저 과금 전환율이 낮다는 거예요. 코호트 분석도 중요합니다. 1월에 들어온 유저와 2월에 들어온 유저의 리텐션이 다르다면 그 사이에 뭔가 바뀐 겁니다. 업데이트가 있었는지, 마케팅 채널이 달랐는지 확인하면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퍼널 분석으로 어디서 이탈하는지 봐야 합니다. 앱 다운로드는 많은데 회원가입이 적으면 가입 과정이 복잡한 거고, 가입은 많은데 튜토리얼 이탈이 많으면 초반이 지루한 겁니다. 각 단계별로 숫자를 쪼개서 봐야 문제를 찾아낼 수 있어요. 지표들 간의 관계도 파악해야 합니다. DAU가 늘었는데 ARPDAU가 떨어졌다면? 신규 유저가 많이 들어왔지만 과금을 안 하는 거예요. 반대로 DAU는 줄었는데 매출이 유지된다면 고래 유저들이 더 많이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 지표만 보면 놓치는 게 많아요.

결론

아이러니하게도 숫자로 모든 걸 설명하는 PM이 알아야 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숫자로 측정 안 되는 가치도 있다는 거예요. 브랜드 이미지, 유저 만족도, 커뮤니티 분위기 같은 건 숫자로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쌓여서 나중에 숫자로 드러납니다. 단기 매출만 보고 유저를 쥐어짜다 보면 결국 이탈율로 돌아옵니다. 신규 기능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KPI에 반영 안 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기능이나 길드 시스템은 초반엔 ROI가 안 나오지만, 나중에 리텐션과 바이럴에 크게 기여합니다. 결국 균형입니다. 숫자로 현재를 파악하고, 목표를 세우고, 성과를 측정하되, 숫자에만 갇혀서 게임의 본질을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데이터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니까요. 게임PM은 매일 숫자와 씨름합니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밤새고, 지표가 떨어지면 원인을 찾아 헤매고, 회의에서 데이터로 설득하죠. 힘들지만 오히려 그래서 명확합니다. 해야 할 일이 분명하고, 성과도 객관적으로 측정되니까요. 숫자로 싸우는 게 PM의 숙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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